‘어닝쇼크’ 에코프로그룹주 하향 조정

3분기 실적 부진 … 증권가 줄줄이 목표가 낮춰 리튬값 하락 … 내년 양극재 판매가 10~15% ↓

2023-10-17     엄경철 기자
첨부용.

 

에코프로 그룹주가 지난주 시장 기대치에 못미친 실적을 내놓은 가운데 증권가의 눈높이도 잇따라 하향 조정되고 있다. 리튬 가격 하락에 따른 양극재 업황 둔화 속 실적 반등이 단기간에 이뤄지지 않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에코프로는 올해 3분기 연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1조9045억원, 657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집계됐다고 지난 13일 장 마감 후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6.7%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68.9% 줄었다. 에코프로의 분기 영업이익이 1000억원 아래로 떨어진 건 지난 2022년 1분기 이후 6개 분기 만이다.

같은날 에코프로비엠 역시 매출액 1조8033억원, 영업이익은 459억원의 3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5.4% 증가, 67.6% 감소한 수치다. 특히 영업이익 기준 증권사 컨센서스(1039억원) 대비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에코프로에이치엔 역시 전년 동기 대비 감익을 기록했다.

에코프로 그룹주가 동반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것은 양극재의 핵심 원재료인 리튬 가격이 크게 하락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 한국자원정보서비스(KOMIS)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탄산리튬 1㎏당 가격은 158.5위안으로 지난해 말 대비 66.6% 하락했다. 과거 비싸게 사놓은 원료를 활용한 영향에 실적이 악화됐다는 평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최근 에코프로비엠과 관련한 분석 보고서를 낸 증권사들은 일제히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하이투자증권이 기존 35만원에서 27만원으로 목표가를 낮췄으며 BNK투자증권도 적정주가를 30만원에서 26만원으로 내렸다. 보수적 관점의 투자가 필요하다는 게 이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유진투자증권은 기존의 목표주가인 20만원과 함께 투자의견 `매도(Reduce)'를 유지했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양극재 판가는 내년 1분기까지 점진적인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리튬 가격이 점차 안정화될 가능성은 있으나 뚜렷한 상승세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내년 연평균 양극재 판매가는 올해 대비 10~15% 가량 하락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연구원은 “3분기 실적 부진 등으로 8월부터 발생한 큰 폭의 주가 하락은 비정상이 정상화되는 과정인 것으로 판단된다”며 “단기에 발생한 주가 하락세로 에코프로비엠 주가에 반영됐던 과도한 밸류에이션 부담은 상당 부분 완화됐음에도 이차전지 소재 업종 내 밸류에이션 매력도는 높지 않다고 판단한다. 당분간 주가의 상승 여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되는 바, 트레이딩 관점에서 접근할 것을 추천한다”고 조언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에코프로비엠이 삼원계 양극재 업체들 중 가장 높은 경쟁력을 갖춘 업체인 것은 변함이 없지만, 수급 요인에 의해 단기 주가가 지나치게 높게 형성돼 있어 투자매력은 낮은 상태”라며 “주가가 기조적인 상승 국면이 되려면 현재 추정보다 전기차 시장의 성장이 더 빨라져야 하고, 양극재 시장의 국내외 업체간 경쟁 강도도 낮아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엄경철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