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민과 함께 더 행복한 증평
특별기고
지난달 31일 이른 새벽 보강천에 나가 호우로 생채기가 난 꽃밭 주변 잡초를 뽑아내고 있었다.
“군수님, 안녕하세요. 이른 시간에 고생이 많으십니다” 뒤에서 들려오는 인사말에 놀라 고개를 돌려보니 노부부가 함박웃음으로 인사를 했다. 반갑게 서로 인사를 나누고 함께 잡초를 뽑아냈다.
보강천으로 산책을 나온 노부부는 “누가 이른 시간에 저렇게 열심히 잡초를 뽑나 하고 와 봤다”고 했다.
확실히 혼자 할 때보다 힘이 훨씬 덜 들고 속도가 빨랐다.
출근을 하기 위해 주변을 정리하고 함께 수고해 주신 노부부에게 감사 인사를 한 뒤 꽃밭을 나왔다.
아침 햇살에 반짝이던 노부부 이마의 땀방울이 어찌나 아름다운지 하루 종일 생각이 났다. 함께 한다는 것이 이렇게 행복한 것이구나 새삼 세상이 아름답게 보였다.
지난달 13일부터 18일 사이엔 전국에 걸쳐 엄청난 폭우가 쏟아졌다. 하늘이 뚫린 것처럼 쏟아진 장대비는 재산 피해는 물론 인명 피해까지 냈다. 당시 증평군에도 평균 392㎜의 강우량을 기록했고, 농경지 침수, 산사태, 도로 등 공공시설 피해와 주택 파손으로 삶의 터전을 잃는 피해가 발생했다.
859건에 약 50억여원의 재산 피해를 몰고왔다. 그래도 불행중 다행이라면 인명 피해가 발생하지 않아 놀란 가슴을 쓸어 내렸다.
결국 호우주의보가 발령되면서 곧바로 실·과·소 비상대책회의를 소집해 군민 안전을 위한 비상 근무를 지시했다. 400여 공직자 모두 현장으로 뛰게 했다. 위험 요소를 집중 점검하고 현장에서 필요한 행정적, 재정적 지원을 최대한 빠르게 진행하도록 했다.
물론 폭우로 인해 현장 행정이 어려운 실정이었다. 하지만 모든 공직자는 주민의 안전을 위해 유실된 도로를 응급보수하고, 막힌 하수구를 직접 뚫어 주택 침수를 막아내는 역할도 했다.
공직자의 사명감이 모든 위험을 이겨내는 힘이 됐기 때문이다. 모든 공직자들이 정말 감사했다.
이젠 수마가 할퀴고 지나간 자리에 생긴 상처를 치유도 하기전에 용광로를 쏟아 부은 듯한 폭염이 지속되고 있다. 그래도 수해 복구 현장에는 이런 불볕 더위를 몸으로 이겨내는 37사단 군 장병들과 사회단체협의회, 자원봉사자들이 은 한마음 한뜻으로 복구 작업을 벌이고 있다.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숙연한 마음이 가시지 않았다. 너무나 감사했고 가슴까지 뭉클했다.
삶을 살면서 늘 좋은일만 있으면 좋다. 그러나 어려움에 직면했을 때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가 가장 중요하다.
오지 체험 여행을 예로 들어보면 걷기 불편한 길을 지나갈 때 한 사람은 `이렇게 불편하게 만들어 놓고 어떻게 여행을 하라는 건가'라며 불평할 수도 있다. 다른 한 사람은`지금이 아니면 언제 이런 체험을 하겠는가'라고 현재를 즐기며 걷는이도 있다. 동전의 앞과 뒷 면 같은 이치다.
우리 군민들도 구제역, 과수화상병, 여기에 더해 호우피해 등 엄청난 시련을 겪었다. 그럴 때마다 주민과 공직자, 군 장병 모두 하나가 됐고 서로 의지하며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고 있다.
이런 일련의 과정은 모두 함께라서 가능했다.
앞서 충북도 재난안전실장으로 근무하면서 얻은 경험이 이번 폭우에 대비하며 큰 도움이 됐다.
`재난은 사전 예방이 중요하다'는 신념이 확고해 졌다. 그래서 취임 후 지난 1년간 읍·면 취약지와 시설 등을 대상으로 기반을 정비했고 안전을 강화했다. 군민과 함께하며 더 행복한 증평을 건설해 나가겠다고 다짐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