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 대형 인명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화재사고 위험이 커지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다중문화시설의 비상구가 페쇄돼 있거나, 화재경보기가 울려도 대피하지 않는 등 화재에 대한 경각심이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26일 충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20년~2024년)비상구 폐쇄와 같은 불법행위에 대한 '신고포상제' 접수 건수는 총 53건이다.

이 제도는 문화·판매·숙박·다중이용업소 등 화재 발생 시 대형 인명피해가 우려되는 시설에 비상구 폐쇄나 소방시설 고장 방치 등의 불법행위를 신고하면, 절차에 따라 포상금을 지급하는 제도다.

일례로 지난 5월22일 충북의 한 음식점에서 비상구를 상시 열어놓기 위해 말발굽을 설치해 닫혀있어야 할 비상구가 개방돼 있는 현장을 적발해 소방당국이 현장에서 시정조치를 했다.

이처럼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시설의 주기적인 관리도 필요하지만, 시민들의 소방안전의식 제고도 필요해 보인다.

이날 청주시가 발행한 ‘2024 청주시 사회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화재발생시감지기 경보(타 건물 포함)를 듣고 대피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9.8%에 그쳤다. 10명 중 9명이 경보기가 울려도 대피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한편 시민들의 화재 경각심이 떨어진 주원인으로는 경보기의 잦은 오작동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소방본부에 따르면 도내 비화재보로 인한 출동 건수는 월평균 20~30건 정도 발생한다.

비화재보는 화재가 아닌 상황에서 경보 알림이 울리는 것을 말한다.

비화재보의 주원인으로는 △담배연기·먼지·습기 등을 화재로 인식 △기기 노후 △관리부실 고장 등이 꼽힌다.

허위 화재 신고로 인해 긴급 대피를 하는 등 허탈한 소동도 발생했다.

앞선 지난 11일 청주시 서원구 사창동의 한 호텔에 불이 났다는 40대 남성의 허위 신고로 인해 경찰과 소방당국은 인력 40여명과 장비 20대 등을 긴급 출동, 호텔의 손님들을 대피시키고 전 객실을 수색하며 1시간을 허비했다.

충북소방본부 관계자는 “화재경보기가 울리면 그것이 실제 화재인지 오작동인지 미리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항상 대피할 준비를 해야할 필요가 있다”며 “시설 관계자도 평소에 화재경보기 등 소방설비 점검을 주기적으로 실시하고 관련 교육과 훈련 등도 소홀히 하지 않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서원대학교 소방행정학과 백인환 교수는 “다중이용시설에서 화재와 관련된 메뉴얼들이 지켜지고 있지 않는 등 불법 행위가 발생해도 관계 기관에서 일일이 확인하기 힘든 부분이 있을 것”이라며 “이를 예방하기 위해선 시설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사전에 안전교육을 꾸준히 실시하는 방법과 시민들 스스로의 화재 경각심을 높이는 방법이 필요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용주기자dldydwn0428@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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