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발 안 듣는 지자체 경기부양책
약발 안 듣는 지자체 경기부양책
  • 엄경철 기자
  • 승인 2024.12.25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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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정국 장기화 속 지역경제 활성화 요원
충북소비자심리지수 88.3 … 전달比 10.6p ↓
영세기업·소외계층 등 위한 특단의 대책 필요
썰렁한 전통시장. /연합뉴스
썰렁한 전통시장. /연합뉴스

지자체들이 정치 불확실성이 지역경제에 미칠 악영향 해소를 위한 각종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얼어붙은 지역경기가 활기를 찾지 못하고 있다.

탄핵정국 장기화 우려와 경기침체가 겹치면서 지방정부의 활성화 대책이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성탄일을 앞둔 지난 23일 낮 12시 청주시 서원구 산남동의 한 음식점. 제법 소문난 맛집인 이 식당엔 점심시간임에도 손님이 눈에 띄질 않았다.

30석의 테이블을 갖춘 이 식당에는 이날 점심시간이 지난 오후 1시까지 찾아온 손님이 한 팀이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주중 점심시간엔 빈자리가 없을 정도였지만 이날의 모습은 정반대였다.

음식점 사장은 “오늘은 예약도 없어 이상하다 했는데 이렇게 손님이 없을 줄은 상상도 못했다”며 “경기가 안 좋은 것이 어제오 늘 얘기도 아닌데 확실히 시국이 어수선한 것이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계엄과 탄핵정국에 따른 소비 위축을 우려한 지자체들이 각종 대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지역경제는 여전히 얼어붙은 채 활기를 찾지 못하고 있다.

충북도와 지역경제기관·단체는 전통시장 장보기, 골목식당·착한가격업소 등 이용 캠페인을 벌이는 등 내수경기가 전반적으로 침체한 상황임을 고려해 민생 안정을 위한 비상 경제 대책을 장기적으로 추진중이다.

김영환 충북지사는 “내수 활성화 및 소비 진작을 위해 연말 송년 모임 등에 적극 참여하는 분위기를 만들고 휴가도 권장하라”고 주문하는 등 지역경기 활성화 동참을 독려했다.

음성군과 진천군 등 도내 지자체들도 각종 긴급 시책을 쏟아내면서 침체일로의 지역경제 살리기에 나서고 있다.

진천군은 지역화폐 사용량을 늘려 소비심리리를 살리기 위해 한시적으로 사랑상품권 구매할인율을 8%에서 10%로 상향 조정했다. 진천사랑상품권 구매할인율을 상향 조정하는 기간은 내년 2월까지다.

음성군은 지역화폐의 내년 발행규모를 700억원으로 결정하고 결제액의 10%를 상시 인센티브로 제공하기로 했다.

이러한 지자체들의 조치에도 위축된 지역소비심리는 되살아 나질 않고 있다.

지난 24일 한국은행 충북본부가 발표한 12월 충북지역 소비자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충북지역 거주 소비자들의 경제상황에 대한 심리를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88.3으로 전월대비 10.6p 하락했다.

지역 소비자심리지수가 무려 10p이상 큰폭으로 하락한 것은 대통령 탄핵 등 정치적 불확실성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역경제 한 관계자는 “올 한해 동안 지역경제는 글로벌 불확실성과 경기침체 장기화로 고전했는데, 연말 비상계엄과 탄핵정국이 가뜩이나 어려운 지역경제에 큰 타격을 입혔다”고 분석했다.

특히 “가장 어려운 계층은 소상공인 등 영세기업과 생활형편이 어려운 세대로, 지방정부의 구호만 외치는 대책으론 해소되기 어려운 만큼 조속한 정국 안정과 특단의 대책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엄경철 선임기자

eomkc@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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