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 반 설렘 반으로 새해를 맞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인사를 나눈 지가 바로 엊그제 일 같은데 어느새 마지막 달 12월이다.
사실 나는 한해의 마지막 계절을 벽에 걸린 달력이 아니라 김장준비를 하면서 실감하고 있다. 아마도 김장봉사를 하면서부터 겨울에 들어섰음을 몸으로 느끼게 된 것 같다.
크게 내세울 일은 아니지만, 연세가 많으시거나 혼자 살고 계셔서 혹은 형편이 어려워 김장을 엄두도 못내는 분들을 위하여 김장을 담가 나누는 일을 수년째 해오고 있다. 그리고 이런 나의 봉사이력으로 지난 8월에는 국가유공자와 유족에 대한 지원과 보훈문화 확산에 관한 업무를 하는 국가보훈부로부터 과분하게도 ‘모두의 보훈 아너스클럽’ 위원으로 위촉되기도 하였다.
‘모두의 보훈 아너스클럽’은 국가를 위하여 희생·공헌한 국가유공자의 숭고한 정신을 기억하고 널리 알려 국민 모두가 공감하고 함께 참여하는 ‘일상 속 살아있는 보훈문화’를 조성하기 위하여 지속적으로 봉사와 재능기부를 해온 63명을 민간 위원으로하여 지난 8월 29일 출범하였다.
모두의 보훈 아너스클럽 위원으로서 맞는 첫해의 김장봉사는 나에게 이제껏 미처 알지 못했던 사실 하나를 깨닫게 하였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김장과 보훈은 서로 묘한 공통점이 있다’라는 사실이다.
우선 김장과 보훈은 공통적으로 수천 년에 걸쳐 우리민족과 함께한 문화적 유산이라는 점이다. 김장을 담그는 방식은 지역마다·집집마다 다르고 외침 등 국가위기에 대응하고 극복하는 방식은 다 달랐다. 그렇지만, 김장과 보훈은 과거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대를 이어 알게 모르게 학습되고 이어져 온 문화적 유산으로서 그 속에는 혼자가 아닌 함께하는 단합과 나눔, 헌신이라는 우리민족 특유의 공동체 정신이 깃들여 있다.
둘째로, 김장과 보훈은 모두 우리민족과 우리나라에 없어서는 안될 필수적인 것이라는 측면에서 같다. 조금 거창하게 비유를 하자면, 김장은 우리의 생명을 유지하는데 필수적인 음식의 하나이자 우리 민족의 밥상에 없어서는 안될 대표 음식이다. 한편, 보훈 역시 국가의 존립을 위해 필수적인 요소 중 하나로 국가를 유지하고 발전시키는데 없어서는 안될 대표적인 국가의 역할이며 국민의 도리라는 사실이다.
끝으로, 김장과 보훈 모두는 개별적으로 존재했을 때보다 함께할 때 그 가치가 있다는 점이다.
김장에 사용되는 배추·무·소금·고춧가루·젓갈 등의 재료는 제각각의 고유한 특성과 맛을 지니고 있지만, 일단 이 모두가 합해지고 어우러지면 원재료일 때와는 전혀 다른 식감과 풍미를 지니고 유산균과 같이 전에 없던 몸에 좋은 영양소까지 만들어 낸다.
국가를 위한 희생과 공헌을 예우하고 기억하는 일. 즉 보훈도 특정한 누군가 또는 일부만이 아닌 각계 각층이 관심을 갖고 참여를 할 때 가치가 있고 국민 모두로 확산될 때 그 가치는 극대화 될 것이다.
국가보훈부에서는 국가유공자를 비롯한 보훈가족과 제복근무자를 존중하고 감사하는 마음을 전하는 보훈문화를 확산하고 국민 일상에서 뿌리내릴 수 있도록「일상 속 살아있는 보훈, 모두의 보훈」정책을 수립하였다.
이 일환으로 국가유공자 등 대한민국의 영웅과 유족들이 더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후원하기 위한 보훈기부 프로젝트 ‘모두의보훈 드림’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인터넷에서 ‘모두의보훈 드림’을 검색하여 홈페이지(지(https://donate.bohun.or.kr)에 접속하면 자세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우리의 식탁에 없어서는 안될 김장과 같이 보훈 역시 국가가 유지되고 발전하는 데 있어 없어서는 안될 필수적인 부분이자, 국민으로서의 도리가 아닐까?” 우리 함께 김장하자! 모두 다함께 보훈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