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이상 중장년층 근육량 적어 발생 위험 높아
내주 기온이 크게 떨어져 추위가 찾아올 전망이다. 몸이 차가워지고 의식이 저하돼 술 취한 것처럼 행동하고 발음이 정확히 되지 않는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저체온증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의료계에 따르면 저체온증은 중심 체온(심부 체온)이 35℃ 미만으로 떨어지는 것을 말한다. 대부분 추위에 장시간 노출돼 발생하지만, 내분비계 이상, 특정 약물 사용, 물에 젖은 상태 등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특히 60대 이상 중장년층은 근육량이 적어 저체온증이 잘 나타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저체온증은 초기 온몸, 특히 팔과 다리의 심한 떨림이 발생한다. 또 피부에 닭살로 불리는 털세움근 수축 현상이 나타난다. 피부 혈관이 수축해 피부가 창백해지고 입술이 푸른빛으로 변한다. 발음이 부정확해지고 잠에 취한 듯한 상태에 빠지기도 한다. 기억력과 판단력, 균형 감각도 떨어진다.
저체온증이 심해지면 의식이 더 흐려져 혼수 상태에 빠지고, 호흡과 심장박동이 느려진다. 몸이 뻣뻣해지고 동공이 확장되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중증 저체온증의 경우 혈압이 떨어지며 의식을 잃기도 한다. 심실세동(심실이 분당 350~600회 무질서하고 불규칙적으로 수축해 전신으로 혈액을 보내지 못하는 상태)과 같은 치명적인 부정맥이 유발돼 심정지가 일어나거나, 정상적인 각막 반사나 통증 반사 등에 문제가 발생한다.
이재희 이대목동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저체온증에서 중요한 것은 의식 저하로, 몸이 차가워지며 의식이 처지는 경우 빠르게 119에 신고하고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며 “병원에 오기 전까지 가능한 몸을 따뜻하게 하고 의식이 명료할 경우 달고 따뜻한 음료를 마시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저체온증을 예방하려면 과도한 음주는 반드시 삼가야 한다. 술을 마시면 체내에서 알코올이 분해되면서 일시적으로 체온이 올라간다. 하지만 알코올이 혈관을 확장시켜 열이 피부를 통해 다시 발산되기 때문에 체온이 35℃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
이 교수는 “특히 노인, 영유아, 기저질환자는 체온유지, 혈액 순환 등의 신체 능력이 전반적으로 저하되기 쉽다“며 “저체온증이 의심될 경우 주저 말고 응급실을 찾아 적절한 응급처치를 받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뉴시스